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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유

퇴사예정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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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부서를 이동한 지도 6개월이 다 되어간다.

부서이동을 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야간이 없다는 점, 주말에 고정적으로 쉴 수 있다는 점이었다.

주말에 쉬어서 좋아했던 이유는 3가지였다.

1번째, 오빠와 같은 바이오리듬으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

2번째, 10년 동안 주말이 항상 바쁜 호텔업무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3번째, 회사 밖의 삶을 준비해 볼 수 있다는 점

 

이 3가지 중 나에게 중요했던 건 가장 마지막, 

주말에 고정적으로 쉬면서 제2의 삶을 위해 무엇을 배워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평일 근무 후, 주말에 못 쉬면 힘들긴 하겠지만 내 인생을 위한 것이니 힘들어도 할 마음이 있었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그러나, 현재 있는 부서는 현업지원이 포함된 업무까지 포함된 반 사무직이다. 

6개월 되니 이제 일이 적응이 돼서, 이제 무엇을 배워보려고 하니

당연하게 7,8월/ 11,12월 현업지원(주말근무 포함)을 나갈 생각을 하라고 했다. 

 

사실 올해 4월에 딱 10년 금만 받고 그만둘까? 하고 작년부터 엄청 현타가 왔었다.

이 업무가 맘에 안 들면, 다른 걸 배워보면서 그만 둘 준비를 해야 하는데

내가 일하는 부서는 서비스직, 불규칙한 휴무라 일정하게 무언가를 배울 수가 없었다.

그게 너무 괴로웠다. 

그래서 그만 둘 생각으로 작년에는 주변 동료들이나 선배들에게 잘 안 내던 힘들다는 티를 자주 냈었다.

운이 좋게도, 신입 때부터 날 좋게 봐주신 지배인님 덕분에 부서이동을 해 볼 수 있었다.

내가 특별히 원하는 부서가 있는 건 아니었다. 

이동해서 다 좋은데 현업지원을 다시 나가야 하니, 다시 주말에는 미리 끊어둔 운동도 취소해야 될 판이었다.

 

자, 이제 나는 부서이동이라는 것도 운 좋게 해 봤고

다시 내 인생에서 또 다른 선택을 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할 만큼 했다. 퇴사하자.

 

버스 안에서 나랑 비슷한 연차인 퇴사예정 후배와 1시간 동안 통화를 했다.

회사 밖은 정글인데. 난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데... 회사 안에서 무조건 회사 밖을 준비 후 나오고 싶었는데...

그래도 난 살아있다.

무엇이라도 시도해 보고, 도전해 봐야지.

 

우선 그만 두면 강아지 미용을 도전해 보려고 한다.

얘도 없는데 벌써부터 줄어들 통장 잔고가 걱정된다.

But,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오늘 오전에 커피를 타러 가는 매니저님을 붙잡고,

"매니저님, 혹시 시간 지금 괜찮으시면 밑에 카페 가서 커피 한 잔 할 수 있을까요? "라는 말을 시작으로

바로 위 직장 상사에게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내일 드디어 현재의 직속 상사 팀장님께 말씀을 드리는 날이다.

요새 이런저런 고민 때문에 잠이 안 온다.

괜찮아, 소영아.

멈추지만 않고 앞을 향해 움직이기만 하면

나의 마음만 잘 점검하면서 움츠러들지 말고, 긍정적인 사고로 하루하루를 살아보자.

 

퇴사 준비.. 최소 6개월은 강아지 미용을 주말에 배워보려고 했는데...

너무 아쉽지만 이제 건너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자책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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