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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유

강아지와의 여름휴가 @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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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는 어디를 놀러갈까? 굉장히 고민하다가 우리는 난제에 봉착했다. 

어디를 놀러갈 지에 대한 고민보다, 우리집 귀염둥이 강아지 꼬똥 견우를 데려갈 지 말 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했어야 됐기 때문이다.

몇 주를 고민하다가 우리는 견우를 데려가기로 했다. 그래서 장소보다는 강아지를 데려갈 수 있는 숙소를 위주로 선택!

어플 중에 "반려생활" 이라는 어플이 있다. 우리는 그 어플을 통해 강아지와 함께 숙박을 할 수 있는 풀빌라를 찾아 헤맸다. 그래서 결정한 장소는 바로 "경주" 에 있는 "루스 풀빌라" 였다. 

숙소를 결정하고 나니 빼박으로 경주에 가게 되었는데, 이번 여행은 휴양이 목적이었던 터라 여행일정을 아예 짜지 않았다. 서로 일 때문에 바빠서 일정을 짜지 못했던 것도 있다. 여행은 가서도 좋지만 항상 가기 전의 설렘 때문에 더 기분 좋다.

3박 4일 일정으로 짐을 꾸렸다. 애견 동반 풀빌라에서 우리도 수영?을 할 거라 수영복도 챙겼다. 그 밖의 속옷, 상,하의 옷들, 애견용품, 비상약, 다이슨 드라이기 등 여러 물품들을 캐리어 안에 넣었다. 다이슨 드라이기는 왜 가져가냐고 오빠한테 물었더니 숙소에 비치되어 있는 드라이기는 분명 바람이 약할꺼라 챙겨가자고 했다. 

이제 모두 출발할 준비 완료! 차를 빼고 캐리어만 실으면 되는데, 오빠가 집에 선글라스를 두고 왔다고 해서 잠시 정자에 견우와 기다렸다. 이제 진짜 경주로 가는구나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견우의 모습! 금방 오빠가 내려올 껀데도 뭐가 불안한 지 안절부절 하고 있다. 정면샷을 찍고 싶었으나 가만히 있질 않아서 정면샷은 실패. 아빠를 찾는 견우의 애절한 눈빛이 사진에도 담겼다. 

내가 작년에 연수는 받았지만, 장롱면허 된 지가 오래되서 운전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항상 조수석에 앉는데 조수석에 앉은 나의 허벅지 위가 견우의 지정좌석이다. 처음에는 뒷자석에 혼자 있어보라고 한 번? 정도는 놔뒀는데 얼마 있지도 못하고 낑낑거려서 다시 우리가 있는 좌석으로 데려왔다. 덕분에 나는 견우와 함께 차를 타고 가는 일이 있으면 옴짝달싹 하기 힘들다. 귀여우니깐 내가 봐준다. 그래도 옷이 망가질까봐 견우 앉히기 전에 차 살때 Jeep 에서 주신 무릎 담요를 올려놓는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려서 햄버거를 먹었다. 맥도날드에서 새로 나왔다는 맥크리스피 디럭스 버거인데, 100% 통다리살 패티와 포테이토 브뤼오쉬 번이 특징인 버거이다. 솔직히 나는 최애버거인 맘스터치의 싸이버거가 더 맛있었다.

강아지가 있어서 오랜 시간 앉아서 먹기에는 부담이 있어서 야외 테라스에 앉아 맘 편히 버거를 먹었다. 

버거를 먹고 한참을 달리다가 두 번째 들린 군위영천 휴게소에서 우리는 군것질 거리도 사고, 특이하게 야구장이 있길래 공도 때려봤다.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공도 잘 맞지 않고 헛스윙이 많았다. 1게임당 20볼이 나오고, 가격은 2000원 이었다. 오빠는 2게임을 했고, 나는 손목이 안 좋아 1게임만 했다. 휴게소에 이런 시설도 있다니 잠도 깨고 좋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경주는 멀었다. 휴게소를 중간중간 들리고 하다보니 11시 반 정도에 집에서 출발해서 5시 좀 안 되게 경주에 다다랐다. 어디 가기에도 에매한 시간이라 우리는 경주 마트에서 장을 보고 숙소에서 먹기로 했다.

첫 날 숙소에서 먹을 저녁은 바로 우리오빠가 좋아하는 한우ㅋㅋ 몰랐는데 경주도 한우를 많이 키우는 생산지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한우 관련된 음식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보문단지에서 우리는 맛있는 꽃등심과 갈비살을 구입했다. 원쁠러스인데 가격이 800g 해서 21만원 정도 나왔다. 와우! 가격 참 후덜덜하다. 

안에 강아지 출입은 안 된다고 하여 문 앞에서 오빠가 고기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안에는 연예인 싸인이 벽면에 많이 붙어있었다.

드디어 대망의 숙소 도착!! 숙소는 호수 주변에 있다보니 번화가에서는 많이 떨어져 있다. 주변에 편의시설을 사러 갈려면 차로 이동을 해야 한다. 풀빌라의 이름은 LUZ(루스)풀빌라이다. 

안내 데스크인데, 안에는 직원 2명이 계셨고, 각종 편의용품(타월, 일회용 칫솔&치약, 샴푸, 컨디셔너, 바디샤워) 등이 비치되어 있었다.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고, 깨소금, 고춧가루도 일회용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해 놨다. 처음 이 풀빌라를 인터넷에서 결제한 금액은 75만원이었다. 그런데, 강아지 1박당 추가요금 4만원 + 1박당 온수풀의 온수 온도 올리는 비용(물의 온도30,34,36 로 설정해 주실 수 있으나 30도 7만원, 34도 12만원, 36도 15만원) 을 34도 선택해서 추가하고 나니 24만원을 추가로 냈다. 그러므로 숙박에만 3박 4일 총 100만원을 지불한 것이다. 오마이갓... 그리고 당황했던 건 풀빌라에 애견용품은 하나도 있질 않았다. 안내데스크에 있던 애견관련 용품은 배변패드와 밥&물그릇 뿐이었다.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물어보니 애견전용 호텔이 아닌 애견 동반 가능한 호텔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럴꺼면 4만원을 왜 뜯어가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견우 잘 침대와 장난감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완전 낭패였다.

공용으로 쓰는 풀인 거 같은데 우리가 간 날에는 비가 와서 그런 지 이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안내데스크 옆에 있는 공용풀, 테이블, 의자... 그리고 호수전망을 보면서 탈 수 있는 그네가 있다.

풀빌라의 전망은 좋았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바다뷰가 아니라 호수뷰라 그런지 굉장히 색다른 느낌이었다. 바닥은 대리석과 비슷한 느낌의 재질이었고, 전반적으로 이불과 가구색을 화이트로 배치해서 넓어보였다. 

너도 각도를 좀 아는구나. 우리보다 먼저 침대를 선점한 견우. 귀엽게 잘 나왔다
숙소는 전반적으로 모던하고 깔끔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층은 3층이었는데,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전용 온수풀이 있다. 우리가 생각한 계단보다는 굉장히 폭이 많이 좁았다. 사람 한 명 겨우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너비였다. 풀빌라 안에 바베큐 구워 먹는 장소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 점은 마음에 들었다. 다만, 애견용품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숙소 들어오자 마자 배변패드를 깔아줬어야 됐는데 급했는 지 바로 바닥에 오줌을 쌌다..
우리의 저녁 밥상, 김치도 꺼내기 쉽고 먹기 좋게 통에 담겨있는 김치로 구입했고 비비고에서 나온 된장찌개도 끓였다. 조금이나마 살 덜찌고 싶어서 흰 쌀밥 대신 흑미밥으로 구매했다ㅎㅎ 진로와 함께 토닉워터, 집에서 가져온 레몬&라임즙까지 완벽한 한 상이다.
여기 숙소는 숯불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 그릴이 비치되어 있다. 아마 관리하기 쉬워서 그릴을 비치해 놓은 듯 하다. 열심히 굽고 있는 오빠의 모습, 소고기 굽는 건 절대 나한테 맡기지 않는다.
영롱한 고기의 자태 보소~ 양송이 버섯도 맛나고 너무 좋다. 여기가 지상낙원이로구나

배고픈 상태에서 먹어서 그런지 고기도 맛있고, 술도 맛있었다. 사실 한우는 횡성을 따라잡지는 못하는 거 같다. 그래도 분위기도 좋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맛있는 것도 먹었겠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온수풀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온수풀도 3박 내내 하면 비용이 비싸서 오늘 한 번 해보고, 너무 좋으면 추가할려고 하루치 12만원만 결제했다. 사실 냉수로 이용하면 추가비용이 없으나, 비가 오는 관계로 온수풀은 필수라고 생각해 투자했다.

들어오라고 해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견우

그런데 하루만 결제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예상외로 물에서 나오면 날씨는 이가 덜덜 떨리도록 추웠고, 생각보다 견우가 물에서 잘 놀지 못했다. 노는 걸 좋아하는 강아지도 있는데 견우는 물에서 노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 거 같다. 빨리 나가고 싶은 지 물에 있을 때는 많이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가만히 있지 못해서 온수풀에서는 제대로 된 사진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ㅠㅠ

견우야, 이쪽을 봐야지 왜 먼 곳만 바라보고 있니

결국은 우리가 반 강제로 입수를 시키고, 견우의 개헤엄 몇 번 본 다음 물에서 나왔다. 한 30분 있었을려나? 그런데, 물에서 나오니 사람인 우리들도 너무 추웠다. 강아지 목욕샴푸도 안 갖고 왔는데, 빌라에 비치된 게 없어서 그냥 견우는 말리기만 했다. 사진은 건지지 못했지만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