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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유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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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의 사전적 정의: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지키고자 하는 속내. 자신만을 위한 비밀스러운 내용 혹은 드러낼 수 없는 사정이 있는 심정


어제 오랜만에 회사 내 동료들끼리 회식을 했다.
우리의 메뉴는 양꼬치! 야근 끝나구 가는거라 사실 이른 아침에 문을 여는 가게들은 많지 않았다.
아니, 선택지는 회사 근처 2-3곳이 최대였다.
2달째 계속해서 야근중인데
“끝나기 전에 한 번은 같이 밥한 번은 먹어야 되는데”라는 선배의 말이 걸렸고, 아내분이 임신중이라 같이 술을 먹지 못 한지 오래되어 마시고 싶다는 말이 걸렸다.
그래서 어제 위의 얘기가 한 번 더 거론되었을 때 나는 굉장히 쿨한 척 ”그럼 오늘 가실래요?“ 라고 그의 신호에 화답을 했다. 사실 요새 계속 4시간 정도밖에 수면을 하지 못해 피곤했으나 안 먹고 지나가기에도 후회가 남을 거 같아 마시기로 했다.
예전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의 속마음(힘듦, 지금의 일 말고 다른 일을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 내년까지는 어떻게든 버티자는 마음) 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았다.
어차피 나가면 일을 해야 하는 곳이고, 이런 나의 사사로운 감정이 표현이 되고 노출이 되면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하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러한 나의 힘듦이 극에 달했는 지, 아님 너무 표현을 안 하고 예스우먼으로 보여도 미련하게 보일까봐서 인지 자꾸 이러한 나의 마음들을 입 밖으로 내게 되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회사에서의 나의 현재 속마음은 거의 모든 이야기가 회사에 관련된 업무,인간관계이기 때문에 좋은 감정이나 생각은 전달한 게 없고 표현했을 때 부정적인 것들만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이 오늘 나의 마음을 콕콕 쑤셨다.
내 현재의 마음 상태를 긍정보다는 부정적이고 힘든 상황을 표현했을 때 긍정의 대화는 간단명료하게 끝나지만 부정의 대화는 대화를 좀 더 길게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는 점도 나의 속마음을 표출하는 데 한 몫을 했던 거 같다.

“나도 일은 열심히 누구보다 하고 있지만, 그래서 업무할 때 다른 사람들보다 거의 말도 안 하지만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어 현재. 나도 마음의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는 얘기 잘 나눌 수 있어. 나는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예스우먼이 되고 싶진 않아. 이런 나의 마음을 긍정,부정이던 알아줬으면 해” 양꼬치 집에서의 대화를 돌아봤을 때
예전에 속마음을 얘기하면 득보단 실이 많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상기되었다.

속마음 얘기하고 후회한 이야기 리스트
1. 최근 야근하면서 다른 회사로 이직준비를 했었는데 경력직 최종 합격이 되었고, 연봉 차이가 3-400정도의 차이라 가지 않기로 마음을 먹은 것
2. 사내공모 다른팀으로 지원 했었는데 안 됐었던 점
(같은 부서의 다른 남자 선배님이 됐었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나도 나름 이러한 힘듦을 타파하려고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라는 점을 어필하고 싶었다)
3. 연차가 오래 쌓였는데도 아직도 고객 응대 시 마음이 힘들 때가 많고, 돌발상황들이 업무를 하면서 많은 점, 근무환경(서서 근무,3교대, 일주일씩만 나오는 스케줄, 야근) 의 불만, 신입도 아닌데 집에 가는 퇴근길에 혼자 운 적이 많다.
4.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을 나도 알고 있지만 그거로 인해 업무할 때 스스로 과부하가 오는 회수가 다른 직원에 비해 잦다.
5. 남편이 우리애기(애칭^^;;) 는 출근전에 회사메일을 30분씩 정독하면서 일하기도 전에 집에서 보고, 연차가 쌓였는데 너무 회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거 같다, 주는 만큼만 일하는 직원들도 분명 있을텐데 쥐꼬리만한 월급(노동강도에 비해) 주면서 너무 혹사시키는 거 같다.
6. 후배들이 비품 등을 안 채워서 얘기를 했더니 여기는 원래 막내들이 채우진 않는다, 라고 해서 나도 연차가 있지만 내가 채우는 편이다. 이런 생각 자체가 반 꼰대일수는 있지만…

방대한 얘기를 내가 래퍼가 된 양 쏟아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두 명의 동료(선배,후배)는 이런 속마음을 많이 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많은 걸 얘기했구나…왜 그랬을까 적당히 오픈해야 되는데😭😭

위의 얘기를 듣고 물론 동료들이 지금 너무 잘 하고 있고, 자신감을 좀 더 가져도 될 거 같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선배님(나)은 업무할 때 거의 업무에 집중하느라 주변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나누시지 않는 게 조금 안타까웠다 라고 얘기를 해주었다.
약간의 위로는 되었으나 크게 내 마음이 동요하진 않았다. 너무 많은 생각은 하지 않으련다.
내가 뒤돌아 봤을 때 후회하지 않는 선에서만 얘기를 나눠야겠다. 다음부터는 조심해야지!
그리고 후회가 될 만한 얘기(예를 들면 다른 사람에 대한 이러쿵 저러쿵의 평가) 는 하지 말아야겠다.
누군가에게 나도 똑같이 나에 대해 어떤 부분이 좋구나, 안 좋구나 등으로  회자될 수 있으니.

다시 자신에게 마음을 기울이자. 다른 사람의 의견에 너무 휘둘리지 말자.